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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간지에서 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슬로우어답터만의 꼼꼼함(?)과 인사이트로 이 급변하는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duryd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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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배달의민족 윤현준 상무, 우아한청년들 김수권 대표,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배민 FRESH 조성우 대표.


7월 28일 배달의민족(배민)이 뜨거운 내용을 하나 발표했습니다.

디자이너 출신의 김봉진 대표는 언론에 잘 나오지 않는 스타트업 창업자 중 한명인데요.

처음으로 기자들을 불러서 비전발표회를 연다는 공지를 했습니다.

배달의민족에 대한 관심이 높은지, 이날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에 100여 명의 기자가 모였더군요.


저는 예전에 김 대표를 인터뷰한 인연이 있어서 '갑자기 뭔 비전 발표인가' 싶어서 찾아갔습니다.


화끈한 내용을 발표하더군요.

바로결제 수수료를 0%로 낮춘다고 했습니다.

배민 앱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를 할 때 업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었는데,

그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수수료가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그동안 음식을 배달하는 치킨집, 중국요리집 등 많은 동네 음식점의 홍보수단은 전단지였습니다.

주택가 대문에 붙어 있거나, 아파트 앨리베이터 등에 많은 홍보전단지가 붙어 있죠.

음식점 사장님들은 전단지 외에는 홍보 수단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돈이 들어도 사람들에게 알려야 주문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배달앱은 이 전단지를 대신하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배달의민족 예를 들어도 등록 업소가 15만개나 됩니다. 


배달앱이 전단지를 대체할 수 있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런데 배달앱이 음식점의 전단지를 모두 없애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전국민과 전국의 배달음식 사장님들이 배달앱만 이용하면 전단지를 없애는게 가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배달음식 점주는 배달앱에 등록도 하지만, 전단지 만드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 것입니다.

음식점주 입장에서는 전단지 홍보비용은 홍보비용대로 들어가고, 배달앱에 등록해서 소비자가 결제를 하면 수수료를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 거죠.

음식점주 분들이 배달앱 수수료를 비난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저는 좀 다른 생각입니다.

배달앱의 홍보 효과를 생각하면 전단지를 만드는 비용을 드는 것만큼 홍보비를 내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받고 소비자가 결제를 했을 때 내야하는 수수료가 아깝다면 배달앱에 등록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과거처럼 전단지 홍보에 주력을 하면 되는 거죠.


하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습니까.

젊은이들은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많이 하니까, 배달앱도 포기를 못하는 거죠.




디자이너 출신의 김종진 대표.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에 가면 김 대표가 내놓은 독특한 아이템과 홍보 문구가 많습니다. 

디자이너의 힘이라는 게 무섭더군요. 기업 문화를 새롭게 정립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김 대표를 통해 느꼈습니다. 



이 때문에 배달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나 요기요는 수수료 이야기만 나오면 억울하다는 입장을 이야기합니다.

김봉진 대표가 저와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민감해했던 부분이 수수료 질문이었으니까요. 

저는 김봉진 대표의 이야기에 많은 부분 공감하는 바입니다.

새로운 서비스와 혁신이 시작되면 과거 질서와 부딪히는 면이 꼭 생깁니다.

IT가 가져온 혁신은 규제와 법률과 충돌하기 마련이죠. 


저도 김 대표의 이야기에 동감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배달앱 수수료가 동네상공인을 힘들게 한다는 비난 여론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배민이 바로결제 수수료 0%라는 극강의 카드를 꺼낸 이유입니다. 


2014년 배민의 매출액은 약 290억원입니다. 

배달음식 시장 전체 규모가 12조원~14조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중 배달앱 시장 규모가 1.7조원, 배민이 8% 정도를 차지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배민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입니다.

요기요, 배달통 등과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죠.

배달앱을 홍보하는 마케팅비가 상당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배민의 경우 마케팅비로 160억원을 썼다고 합니다.


"출혈경쟁은 언제까지 계속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요기요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 답변했습니다.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데도 마케팅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선점'을 위해서입니다.

1.7조원 시장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서죠.

요기요가 배달통을 인수했기 때문에 배민과 요기요가 리더 자리를 놓고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배민이 수수료 0% 방침을 발표한 후에 7월 29일 요기요도 '결제수수료 0% 상품을 8월에 출시'한다고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외부결제수수료까지 0%인 상품을 내놓는다고 하네요.

소비자가 카드를 이용할 때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가 외부결제수수료입니다.

배민의 바로결제 수수료 0%보다 더 큰 당근을 내놓는 거죠.


김봉진 대표의 말대로 시장에서 리더가 되기 위한 배달앱의 전쟁은 끝이 없습니다.


배달앱의 가장 중요한 수익모델인 수수료까지 포기하고 시장에서 1위기 되기 위한 경쟁.


과연 어느 배달앱이 마지막에 웃을까요.

배달앱 전쟁을 보는 사람이 더 떨립니다. 





Posted by duryd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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