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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간지에서 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슬로우어답터만의 꼼꼼함(?)과 인사이트로 이 급변하는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duryd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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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황은 기사를 쓰기 힘들게 만든 인터뷰이입니다. 

인터뷰는 일찍 했는데, 기사 쓰기가 주저됐던 젊은 창업가이기도 합니다. 

그가 꿈꾸고 있는 세상과 사업이 매력적이기 때문이죠.

아니 팀 황이라는 23살의 젊은이가 너무 멋져보였습니다. 

한 마디로 놀라웠습니다. 


마감을 위해 자리에 앉았을 때 컴퓨터 화면에 깜박이는 커서는 문장을 시작해라고 닥달했지만, 

하루 이틀 지나서도 그냥 커서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다른 기사부터 썼습니다. 


어떤 문장으로 시작해야 할까,

어떤 문장으로 끝내면 좋을까.

어떤 말을 메인주제로 잡고 글을 달려야 할까.

어떤 말들을 쳐내야 할까.

사업 내용은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할까.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첫 문장이었죠.

첫번째 문장은 유명한 억만장자 벤처캐피탈리스트인 마크 큐번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팀 황을 설명할 단어와 문장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진기자의 촬영 시간에 나도 끼어들어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23살 젊은이라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피스컬노트(FiscalNote). 그가 창업한 서비스입니다.  

2014년 CNN이 '세상을 바꿀 10대 스타트업'으로 선정했을 만큼 아이디어를 인정받았습니다.
피스컬노트는 해외 언론을 찾아보니 원뜻이 법안이 통과됐을 때 정부 재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간단하게 메모한 것을 말합니다. 외신을 보고 피스컬노트가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보고서에 첨부하는 메모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피스컬노트를 쉽게 표현하면 '법률 애널리틱스 플랫폼'이죠..

한국 국회 의안정보시스템과 비슷한 시스템인데, 피스컬노트는 인포그래픽을 위주로 훨씬 더 다양한 기능이 있습니다.

법안 상정부터 상임위 상황, 법안을 지지하는 의원들에 대한 상황, 통과에 대한 예측까지

피스컬노트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화면을 한번 쓱 봐도 감탄사가 나올 정도죠.




피스컬노트가 추구하는 서비스정신은 정말 놀랍습니다.

기업, 로펌, 로비스트 등의 법안과 관련된 기관들은 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20대 청년들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팀 황 대표는 "미친 듯이 코딩했다"고 표현하더군요.

쉽게 말해 공공데이터를 가지고 특화된 서비스를 만들어낸 거죠.


팀 황 대표에게 더욱 놀라운 것은 10대 때부터 다양한 사회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16살 때 투표권이 없는 나이에 오바마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감각과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던 거죠.

다들 아는 것처럼 오바마 후보는 대통령이 됐습니다.

대통령을 만든 후 팀 황은 대학에 들어가서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을 지지하기 위한 대학생연합도 만들었습니다.

회원만 70만명입니다. 

정치에 꿈을 가졌다면 도전해도 길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정치가 세상에 끼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더군요. 정치 대신 스타트업으로 세상에 큰 임팩트를 주고 싶었습니다."


팀 황 대표와의 인터뷰는 재미있습니다.

흥미롭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 하나의 질문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잡지에는 자세하게 쓰지 못했습니다. 

'차별'문제입니다.

쉽게 말해 인종차별이죠.



포브스코리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사진이 참 좋은데, 캡션으로 그것을 살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팀 황 대표와 인터뷰할 때 '인터뷰 기사마다 I work hard라는 말을 하던데 이게 특별한 의미가 있나'라고 물어봤습니다. 

차별을 이겨내기 위해서 몸부림을 쳤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더군요.


저는 팀 황을 인터뷰 할 때 이렇게 잘 나가는 젊은이는 인종차별을 느끼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였습니다.

투자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 할 때도 "내가 만일 백인이었다면?"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다는군요.

팀 황을 직접 만나본 사람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가웠다고 합니다.

왜 인터뷰를 할 때마다 '나는 힘들게 일했다'라는 말을 하는 이유입니다.


인종차별, 이거 해결하기 쉽지 않은 일인 듯 싶습니다.

기회의 땅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다양한 인종이 일하지마 흔히 말하는 임원이 되는 이들은 다국적 인종의 비율이 무척 작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평등하게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에서는 차별의 벽이 작용하는 거죠.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을 '뱀부 실링'이라고 하더군요.

이것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미친 듯이 코딩을 하고, 미친 듯이 사람을 만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 2세에게도 인종차별의 벽은 높기만 했습니다.

팀 황은 이것을 이겨내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한 것이죠. 


'I work hard'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니까 꽤 안타깝더군요.

그나마 능력과 아이디어, 추진력이 있으니 이 어려움을 이겨낸 것 같습니다.


팀 황 대표는 미국 시장을 넘어선 첫번째 글로벌 진출 국가로 한국을 꼽았습니다.

한국 지사 설립은 '우리동네후보'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던 강윤모 디렉터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피스컬노트 한국판이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 지 궁금합니다.


23살 젊은이가 만들어가는 세상, 참 놀랍습니다.


팀 황 대표에 대한 궁금증은 이 기사를 통해 조금 풀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매력적인 팀 황 대표의 다음 행보, 정말 기대됩니다. 


팀 황 피스컬노트 창업자 

미국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23살 재미교포 2세 기업인 


Posted by duryd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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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리더십과 선배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상식적으로 생각했던 리더라면 어떻게 하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죠. 


조직에서 전혀 리더답지 못한 이가 리더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조직에서 전혀 리더답지 않은 언행을 해도 별 문제가 안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조직에서 전혀 리더답지 않은 리더에게 후배들이 소통을 요구해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조직에서 전혀 리더답지 않은 리더가 내세운 소통은 소위 일방적 소통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후배들은 리더답지 않은 리더 앞에서 이를 지적하거나, 이게 정 안되면 윗선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의 이야기가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후배들은 이야기합니다.

"그들도 후배 시절 그런 선배들을 보면서 욕을 했을텐데, 왜 선배가 되면 똑같아지나?"라고 말이죠.


직장인이라면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입니다.


어느 덧 직장생활 15년 정도 되어갑니다.

선배가 됐죠.

그런데 저는 선배 역할이 더 무섭습니다.

제가 후배였을 때 선배들에게 따졌던 이야기가 있거든요.

여전히 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기에, 후배들에게 이야기 하나 하는 것도 두렵습니다.

술좌석에서 후배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후회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내가 왜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했을까.

나는 왜 그렇게 지적질을 했을까. 

나는 왜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다음부터는 이야기를 줄이고 귀를 기울여야겠다 등등...





오늘 매경 삽지가 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의 사진 때문이 아닙니다.

'IT 구루'로 불리는 돈 탭스콧의 인터뷰 기사였습니다.

10월 매경에서 주최했던 '제16회 세계지식포럼' 연사로 참여했던 돈 탭스콧을 인터뷰했더군요.

(참고로 팀황이라는 23살 천재도 연사로 참여했습니다.

FiscalNote 창업자입니다.

제가 인터뷰를 했고, 포브스코리아 12월호에 나올 예정입니다.

이 친구 매력과 왜 FiscalNote를 CNN이 세계를 바꿀 혁신적인 스타트업이라고 칭찬했는지에 대한 기사를 쓸 계획입니다. 

팀황 대표에 대한 기사를 쓰는데 많이 부담이 됩니다.너무 똑똑하고 기발한 젊은이거든요.) 



돈 탭스콧은 인터뷰에서 리더와 선배의 역할에 대해 좋은 조언을 했습니다.  

- 리더가 '디지털 비전'을 갖기 위해 직원들과 해야 할 일은.

'역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 있다. 기성세대들이 어린 친구들에게 조언을 하는 것에 대한 반대 개념으로 젊은 직원들이 기성세대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이다. 나에게는 멘토가 5명 있다. 모두 20대다.


-한국 기업의 리더들은 이런 패러다임을 어떻게 깰 수 있는가. 

젊은 친구들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젊은 직원들 문화에는 새로운 직장 문화가 있다. 그리고 젊은 직원들 말을 들으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고객들을 찾을 수 있다. 내가 딱 한 가지 조언을 한다면 바로 젊은이들 말을 들으라는 것이다.


20년 전 <디지털 이코노미>라는 책으로 인터넷 세상을 예견했던 구루가 기업가에게 지적하는 것이 소통이었습니다. 

저도 따끔하게 가슴에 새겨놓을 이야기입니다.


리더답지 않은 리더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이게 아닐까요.

내가 옳고, 너희들은 틀리다라는 착각.


오늘 신문에 나온 전면광고를 보면서 또 한번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런 게 퇴행 아닐까요. 

21세기에 '인사 잘하는 대학'이라는 게 캐치프레이즈가 되는 상황, 저는 이해가 안됩니다.

시대는 변하는데, 변화를 거부하는 세상과 사람들의 반응에 힘이 빠지는 때입니다. 





Posted by duryd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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